유아 인격의 성장
- 섹션 : 몬테소리 부모되기
- 기사전송 : 2021. 6. 7. 07:40
활동의 주기와 인격의 성장
인간이 한 단계 더 커 간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끝냈다!’ 라든가 ‘됐다!’ 라든가 ‘해냈다!’라는 기분을 맛보았을 때이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일련의 작업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그 작업은 어떤 형태로 시작하며 어떤 과정을 거쳐 한 주기로 완결되는 것일까?
몬테소리는 어린아이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한 단계씩 성숙해 가는 것이 ‘활동 주기’를 완료하는 것임을 발견했다. 인격의 성숙과 관계되는 ‘활동 주기’ 라고 할 수 있는 것을 다음에 밝혀 보겠다.
제1단계 - 자유롭게 선택한다
몬테소리는 아이를 관찰하면서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스스로 고른다는 것이 모든 일에 앞서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발견의 계기는 다음과 같은 사건 때문이었다.
어느 날 ‘어린이 집’ 의 선생은 지각을 해서 헐레벌떡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어린 아이들이 놀이 도구 상자 앞에서 서로 밀치고 있었다. 어떤 아이는 이미 자기가 갖고 싶은 놀이 도구를 꺼내 들고 있었다. 이 선생은 전날 놀이 도구 상자를 잠그는 것을 깜박 잊었던 것이다. 선생이 없다고 멋대로 상자를 열고 놀이 도구를 꺼낸 아이를 보고 선생은 몹시 화가 났다. 어린아이들에게 훔치는 버릇이 있다고 판단하고 엄하게 꾸짖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몬테소리는 이 사건을 통해서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어린아이들은 자기가 잘 알고 있는 놀이 도구 가운데서 ‘고른다’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그에 따라 하고 싶은 활동을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몬테소리는 어린아이의 키에 맞추어 문짝이 없는 선반을 만들어 아이들이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자연스럽게 손으로 고를 수 있도록 하고, 또 선반을 교실 중앙이나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에 두기로 했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인 아이는 여러 가지 각기 다른 요구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아이들은 자기가 자유롭게 선택한 것이어서 그 후의 활동을 더욱더 끈기 있게 반복했다. 그리고 어떤 도구는 좋아하지만 어떤 도구에는 손도 대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어린아이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의견이 분명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발견에 따라 몬테소리는 어린아이가 스스로 ‘자유롭게 고른다’ 고 하는 상황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자유롭게 선택한다는 것은 인격이 성장하기 위한 ‘활동 주기’의 출발점이다.
제2단계 - 성장을 위한 일
자유롭게 선택 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어린아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정한다면, 거기에는 그때의 어린아이의 성장에 필요한 과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는 자기가 선택한 것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다. 눈과 손을 사용하여 지성을 작용시키면서 자기를 성장시키는 일을 하는 것이다.
어린아이가 모처럼 성장을 위해서 일하고 있는데, 어른은 이따금 아무 생각 없이 그것을 중단시킨다. “자, 이제 그만 해라.” “빨리 치워라.” “언제까지 같은 일만 되풀이할 테냐?” 등등. 어른은 어린아이가 자기 성장을 위해서 하고 있는 활동에 주기가 있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중지시키거나 재촉하는 것이다.
E군의 엄마는 언제나 ‘빨리’ 라든가 이제 그만 하라며 E군의 활동에 귀찮게 참견했다. E군이 몬테소리 교육을 실천하는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였다. 그 유치원은 천장에서 어린아이의 활동을 관찰할 수 있게 되어 있었으므로, 엄마는 그곳에서 E군이 유치원 생활에 익숙해져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E군은 무엇을 하든 먼저 엄마 쪽을 향해 “엄마, 잠자코 있어요.” 라든가 “엄마, 다시 해도 돼요?” 하고 부탁하거나 묻곤 했다. E군은 자기 의지로 선택한 것에 온 힘을 쏟을 수가 없었다. 엄마의 참견이 E군의 의지나 지성의 작용을 약화시켰던 것이다. |
어린아이는 자기가 선택한 것에 눈과 손과 머리를 총동원하여 마음껏 하고 싶은데, 어른의 참견 때문에 그 리듬이 파괴되는 것이다.
제3단계 - 집중 활동
성인이라면 누구나 흥미 있는 일에 몰두할 수 있는 힘이 있는데, 유아기의 어린아이에게도 어른 이상의 집중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민감기의 흥미나 에너지와 합치하여 손을 사용하면서 지성을 작용시킬 수 있는 대상을 만나게 되면 어린아이는 반복하여 일을 시작한다. 그 반복하는 동작은 정확하고 때로는 율동 운동이 되어 그 리듬에 맞춰 어린아이는 정신을 집중시킨다.
어린아이가 무엇인가에 집중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어른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민감기와 지성의 에너지에 합치하는 대상이 있고, 활동을 제지 당하지 않고 계속할 수 있는 곳에서는 어린아이도 집중할 수 있다. 특히 3세 무렵의 어린아이는 주변에서 뚝 떨어져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을 때가 많을 것이다.
F양이 위의 그림과 같은 ‘비우고 옮기기’를 하는 것을 본 것은 9시 30분이었다. F양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우유 한 컵에 들어 있는 감씨를 쏟는 일을 반복하고 있었다. 손의 움직임은 정확하게 일정한 리듬을 타고 있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옮길 때는 오른발 뒤꿈치가 약간 들썩했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길 때는 오른발이 바닥에 붙었다. 팔과 등도 발과 함께 움직이며 몸 전체로 율동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한 선생이 F양의 얼굴 앞에서 사진을 찍었으나 그것도 모를 만큼 푹 빠져 있었다. 그 선생은 이번에는 플래시 를 터트리며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역시 의식하지 못했다. F양을 보고 있던 원장 선생님은 몬테소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탁하여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하도록 시켰다. 그런데도 F양은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놀랍게도 작업은 11시 10분까지 계속 되었다. 그날 오후, F양의 어머니로부터 원장 선생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F양이 또 유치원에 가고 싶다고 떼를 쓴다는 것이었다. 어머니도, 원장 선생님도 놀라고 말았다. F양은 그날 까지도 “유치원에 안 갈래.” 하고 울면서 어머니나 선생님을 난처하게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F양은 그날 오후, 어머니와 함께 유치원에 다시 와서 지금까지 만져 본 적도 없던 놀이 기구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날부터 F양은 스스로 뭔가를 하려고 했고, 조금씩 성장해 갔다. |
민감기에 내면에서 생기는 강렬한 생명과, 강하고 자발적인 지성의 힘을 함께 발휘할 수 있는 대상을 만나면 어린아이는 활동에 몰두한다. 그렇게 집중하고 있는 활동 속에서 발육중인 육체적인 에너지 (민감기의 힘) 와 정신적 에너지 (지성이나 의지의 힘) 가 통홥된다.
따라서 ‘집중하는 전인격 활동’은 인간이 성숙하는데 ‘열쇠’가 되는 것이다.
몬테소리는 ‘집중은 교육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말했다. 인간이 곤란을 극복하는 것도 결국은 집중하여 맞서는 일에서부터 시작 되는 것이다.
제4단계 - 원래의 착한면을 나타낸다
어린아이는 ‘자유선택’→ ‘작업’ → ‘집중’ → ‘정상화’ 라는 일련의 주기적인 활동을 하면서 인격을 성숙시켜 나간다.
표면에 보이는 갖가지 결함이 사라지고, 그 사람의 내면에 잠재해 있던 본래의 착한 면이 나타난다. 차분함과 안정감이 생기고,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착한 면’ 인 부드러움, 애정, 인정, 정의감, 자발적인 규율, 협동성, 사회적 책임, 인내 등이 꽃피게 되는 것이다.
※ 사가라 아츠코 [엄마와 아이를 빛나게 하는 몬테소리의 메세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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