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의 '수학적 지성'이란?

같은 것을 모으자. 같은 것끼리 맞추자.

비교하고 차례로 늘어놓자.

분석, 집합, 대응, 비교는

수학적 지성을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어린이는 움직이면서 배운다’라고 라고 몬테소리는 말합니다. 천방지축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손을 움직여서 나누고, 모으고, 합치고, 비교하면서 지성을 움직여 가는 것입니다.

지성을 움직여 활동할 때는 고요함이 동반됩니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큰딸이 두 살이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평소와 달리 아이가 너무나 조용하여 방안을 들여다보다가 깜작 놀랄만한 일을 목격했습니다. 아이가 블록이 들어 있는 상자에서 동물 블록만 꺼내어 일렬로 늘어놓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더군다나 같은 동물끼리 분류하면서 말입니다. 한참이 지나서야 아이는 블록을 다 늘어놓을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블록이 서른 개 이상이었던 것 같은데 완성된 동물 행렬을 바라보던 딸아이의 얼굴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성취감으로 가득 찬 모습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종류의 블록 중에서 동물 블록만을 구별하고는 다시 같은 동물끼리 모아 늘어놓았던 딸아이의 행동은 분명 지성의 움직임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딸이 두 살이었을 때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 글을 쓴 어머니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후 ‘지성의 움직임’이라고 여겨지는 다음과 같은 일을 또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나누고, 모으고, 맞추고, 비교하면서 지성을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번에 딸아이들과 함께 대형 수예점에 갔습니다.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단추 매장 앞을 지나게 되었는데 매장 안에는 온갖 종류의 단추가 작은 서랍 안에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마침 아이들의 눈높이에 꼭 맞는 진열장에는 귀여운 동물과 여러 가지 캐릭터 모양의 단추가 든 서랍을 들여다보았고 큰아이는 서랍 속에 서로 다른 종류의 단추가 10개 정도 있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 눈사람 모양의 단추를 꺼내어 그것이 있어야 할 서랍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둘째 아이도 “이건 여기에 들어가야 해.” 하며 100개가 넘는 서랍들 중에서 각각의 단추가 들어가야 할 서랍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집에 돌아가려던 터라 저는 “애들아, 그만 가자!”라고 말했지만, 아이들이 지금 생명의 법칙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집에 가는 게 그렇게 급한 일도 아니고 가게에 있어도 다른 손님을 방해하지 않을 것 같아 아이들이 하는 일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주었습니다.

​‘비교하여 맞춘다’는 지성의 움직임에 의한 작업은 착착 진행되어 마침내 아이들은 “다 됐다!”라고 하고는 쓱 일어서서 집으로 발길을 재촉했습니다. 아이들은 성취감을 맛본 것 같았습니다.

​저도 매우 행복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민감기를 볼 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동시에 ‘지성의 움직이는 양상’을 파악해야 합니다.

어린이가 열중해서 활동하는 것은 민감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민감기의 에너지는 동물에게도 일정 시기가 되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인간과 동물에게는 없는 또 다른 강렬한 활동의 원동력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성입니다.

지성이 작용할 때는 비록 어린아이일지라도 묵묵히 주체적으로 자발적인 활동을 해나갑니다.

그러므로 지성의 움직이는 양상을 보는 안목이 있으면 어린이의 활동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그들을 더욱 잘 도와줄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어머니의 글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어린이는 생명의 법칙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런 행동이 때로는 어른들을 나처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린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를 알면 어린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집니다. 그러한 행동이 어린이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린이의 행동에 적합한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몬테소리가 어린이를 발견한 것처럼 우리도 우리 앞에 있는 어린이를 보고 어린이가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대하는 것이 좋은지를 발견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사가라 아츠코 [엄마와 아이를 빛나게 하는 몬테소리의 메세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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